파괴된 탑승구와 기다림의 미학
플라토 전시관의 2015년 "천 개의 플라토 공항전(Thousand Plateau Airports)"에서 플라토 미술관의 건축적 요소들이 공항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 기획의 발상이 되어 엘름그린 &드라그셋은 목적지로 가기 위해 잠깐 머무르는 공간이면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곳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공항과 미술관에 대해 "탑승구23"과 "무력한 구조물", "모던 모세"라는 전시품들을 통해 현대인의 절망과 정서 그리고 기다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목적지로 가기 전 빠른 길 찾기나 정보 검색을 하는 이유는 시간과 물질을 동시에 절약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도착하기 위해 우리는 비행기를 이용하는데요. 그런데 현대 미술가인 '엘름그린과 드라그셋'은 공항이야말로 우리의 자유와 시간을 기만하고 있는 구조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게이트로 올라가는 계단은 파괴된 것처럼 우리 스스로 올라 갈 수 없고, 문들은 모두 우리가 열 수 없는 구조이며, 보안검색을 통해 신분이 철저히 통제되고, 모든 소지품을 조사 받은 뒤에만 통과할 수 있으며, 공항은 우리가 수없이 비행기가 연착되고 있다는 안내를 받으며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플라토 미술관 전시회의 작품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기부하세요. 이 자리는 귀하의 것이 될 수 없습니다(Donate, This Position Cannot Be Yours).
"Donate, This Position Cannot Be Yours"에서 두 아티스트는 소유권과 소속감이라는 주제를 탐구합니다. 제목 자체는 현대인들의 삶에 나타나는 존재의 거래적 성격을 극명하게 상기시켜 줍니다. 공항의 맥락에서 이 작품은 정체성의 개념과 그것이 구매 되거나 조작될 수 있는 정도에 대해 질문합니다. 이 작품은 공간의 상품화와 고도로 통제된 환경에서 개인주체의 환상에 대한 비판적 반성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구매한 공간인 듯 보이지만 그 자리가 우리의 것이 아닐 수도 있으며 차라리 기부하도록 기부함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2. 현대의 모세
"현대모세"는 고대의 해방 이야기와 현대의 감금시나리오를 병치하여 성경 속 인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갈대상자 속에 나일강물에 띄운 모세는 애굽 공주의 눈에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공항을 배경으로 한 모세의 모습은 도착하지 않고 계속되는 여정의 상징이 됩니다. 이 작품은 끝없는 기다림과 현대 항공여행에 수반되는 이동성에 대한 잘못된 약속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3. 공항을 은유로
엘름그린&드라그셋(Elmgreen&Dragset)의 설치물은 공항을 현대의 자유와 효율성의 기만적 성격에 대한 강력한 은유로 사용합니다. 빠르고 효율적인 여행을 촉진하도록 설계된 공항은 역설적으로 개인의 자유에 심각한 제약을 가합니다. "23번 게이트, 그(검은색)"의 게이트로 이어지는 파괴된 계단은 이러한 환상적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장애물과 좌절을 상징합니다. 철저한 보안검색과 지연 알림은 이러한 공간을 지배하는 통제와 감시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예술가들이 말하는 기다림의 아름다움은 사색과 성찰을 촉진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기다림으로 죽은 듯 보이는 시간 속에 창조와 성찰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엘름그린&드라그셋(Elmgreen&Dragset)은 기다림의 기술을 익히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종종 낭비로 여겨지는 시간의 희생은 때로는 귀중한 통찰력과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론
엘름그린&드라그셋(Elmgreen&Dragset) 의 "천 개의 플라토 공항전(Thousand Plateau Airports)"은 우리의 현대적 존재를 형성하는 구조에 대한 심오한 비판입니다. 미묘하고 다면적인 설치를 통해 숨겨진 통제 메커니즘과 현대자유의 역설을 드러냅니다. 작가는 공항이라는 익숙한 환경을 비판적 성찰의 공간으로 전환함으로써 관객이 시간, 정체성, 움직임과의 관계를 재고하도록 유도합니다. 이 전시는 일상환경의 더 깊은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표면너머를 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