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이스라엘12지파 중 요셉지파 그림에 대해
꿈꾸는 자의 빛 요셉지파의 창을 통해 본 비전과 용서
▲ 〈요셉 지파〉 스테인드글라스 창은 1962년, 예루살렘 하다사 병원 예배당에 설치된 샤갈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1. 요셉, 빛과 고난을 모두 안은 인물
이스라엘의 12지파 중 요셉(Joseph) 지파는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는 야곱의 열두 아들 중 열한 번째였지만, 아버지의 총애를 받은 인물이며, 고난을 통해 영광에 이른 인물로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집트로 팔려갔다가 꿈 해석의 능력으로 총리가 된 그의 이야기는 믿음, 용서, 회복, 희망을 상징합니다.
샤갈은 이러한 요셉의 복합적 상징을 스테인드글라스 안에 강렬한 색채와 상징 이미지로 담아냈습니다.
2. 창 속의 색채 언어
요셉 창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색은 푸른색과 붉은색의 대비입니다.
푸른색은 꿈과 영성, 고요함을 상징하고, 붉은색은 고난과 시련, 그리고 사랑을 상징합니다. 이 두 색이 교차하며, 요셉의 고통과 구원의 여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샤갈의 색은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 그것은 감정과 이야기의 흐름을 이끄는 주체입니다.
3. 상징으로 읽는 요셉 창
샤갈은 이 창 속에 다양한 상징을 심어 놓았습니다:
• 황소: 요셉은 신명기에서 “장자의 위엄”을 지닌 자로 묘사되며, 황소는 힘과 생산성의 상징입니다. 이는 요셉 지파가 후에 에브라임과 므낫세 두 갈래로 나뉘어 강력한 영향력을 지녔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 이집트의 이미지: 요셉의 삶과 운명은 이집트와 밀접하게 얽혀 있습니다. 샤갈은 이집트를 상징하는 기하학적 구조나 색의 구성으로 이를 암시합니다.
• 벼 이삭, 포도송이: 풍요를 상징하는 요소들로, 요셉이 이집트에서 기근을 대비한 농업 정책을 펼친 점과 연결됩니다.
• 꿈속 이미지: 어린 시절 형들에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던 요셉. 그의 꿈(해, 달, 별이 자신에게 절하는 환상)은 종종 추상적 선과 별, 빛의 원으로 암시됩니다.
4. 샤갈의 요셉, “빛으로 푸는 이야기”
샤갈은 요셉을 통해 빛과 시련이 공존하는 인간의 길을 보여줍니다.
고통받았지만 절망하지 않고, 외면받았지만 용서했던 요셉의 삶은 샤갈 자신—망명과 박해를 겪은 유대인 화가—에게도 깊은 공감과 영감을 준 인물이었습니다.
샤갈은 말합니다:
“요셉은 용서와 비전의 사람이다. 그는 자신을 넘어서 타인을 살린다.”
그 말처럼, 요셉 창은 단지 한 인물의 묘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구원과 치유, 화해의 이야기입니다.
감상 팁: 병원 속 예배당에서 피어나는 평화
〈요셉 지파〉 창은 예루살렘 하다사 병원의 예배당 안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이 창은 단순한 미술이 아닌 기도의 빛, 치유의 상징, 희망의 메시지로 작용합니다.
아침 햇살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할 때, 붉고 푸른 빛이 예배당 벽과 바닥에 반사되며 공간 전체를 감싸 안습니다. 그 빛 속에서 요셉의 메시지는 단순히 ‘성경 이야기’가 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는 위로가 됩니다.
마무리하며
마크 샤갈의 〈요셉 지파〉 창은 빛으로 새긴 이야기입니다.
꿈, 시련, 용서,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넘어선 희망.
샤갈은 그 모든 것을 단 하나의 창문에 담아냈습니다.
빛을 통해 말하는 예술, 그것이 바로 샤갈이 남긴 선물입니다.
“나는 성경을 읽을 때, 색이 흐른다.” – 마르크 샤갈